국내 바이오기업이 해외 대학이나 제약사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하면 계약서에는 여러 종류의 지급조건이 한꺼번에 들어갑니다.

• 계약 체결 시 선급 라이선스 대가: 10억원
• 임상단계 진입 시 마일스톤: 5억원
• 별도 연구용역비: 2억원
• 상업화 후 순매출액의 4%를 경상기술료로 지급

회계팀 입장에서는 모두 같은 계약서에 들어 있는 지급액입니다. 그래서 “해외에 보내는 돈이니 일단 다 같은 원천징수율을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세무에서는 지급 명칭이 아니라 그 돈을 왜 지급하는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비식별화 안내
아래 계약금액과 상대국, 제한세율은 원천징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재구성 사례입니다. 실제 계약의 세율은 상대방 소재국과 조세조약, 권리의 내용, 실질귀속자 여부 등에 따라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1. 먼저 10억원 선급금의 정체를 봅니다

계약서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해외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및 관련 노하우에 대해 국내 B바이오에게 한국을 포함한 특정 지역에서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한다. 계약 체결 시 B바이오는 반환되지 않는 선급금 10억원을 지급한다.

이 10억원이 단순 연구비가 아니라 특허·노하우 사용권을 얻기 위한 대가라면 세법상 사용료소득(Royalty)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외국법인에게 국내원천 사용료소득을 지급하는 경우 국내 세법상 원천징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국내법상 사용료소득의 원천징수세율은 20%입니다. 지방소득세까지 고려하면 통상 22%가 됩니다. 다만 조세조약에서 더 낮은 제한세율을 정하고 있고 적용요건을 갖춘 경우 조세조약이 우선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조세조약을 적용하지 않으면 10억원에서 얼마를 떼게 될까?

설명을 단순화하여 국내법상 20% 법인세와 그 10%인 지방소득세가 적용된다고 해보겠습니다.

본문 표 1
구분계산금액
지급총액1,000,000,000원
법인세 원천징수10억원 × 20%200,000,000원
지방소득세2억원 × 10%20,000,000원
총 원천징수220,000,000원
해외 지급 순액780,000,000원

10억원 계약인데 실제 송금액이 7억8천만원이 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계약이 Gross-up 조건이라면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세후 10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계약했다면 국내 회사가 세금을 추가 부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조세조약상 제한세율이 10%라고 가정하면?

이번에는 상대방 국가와의 조세조약상 사용료 제한세율이 총 10%이고, 해당 조세조약이 지방소득세까지 적용대상 조세에 포함하며, 제한세율 적용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췄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본문 표 2
구분국내법 기준 예시조세조약 제한세율 10% 가정
지급총액10억원10억원
총 원천징수2.2억원1.0억원
해외 송금액7.8억원9.0억원
차이1.2억원

같은 10억원 지급이라도 조세조약 적용 여부에 따라 현금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원천징수 신고실무 자료에서도 국내세법 세율이 조세조약상 제한세율보다 높으면 제한세율을 적용하며, 제한세율을 적용받으려는 실질귀속자는 제한세율 적용신청서와 실질귀속자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4. 그런데 임상단계 마일스톤 5억원도 똑같이 사용료일까?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계약 체결 시: 10억원 지급
임상 1상 첫 환자 투약 시: 추가 5억원 지급

5억원의 이름은 ‘Milestone Payment’입니다. 하지만 마일스톤은 소득의 세무상 종류가 아니라 지급조건입니다.

만약 이 5억원이 최초에 받은 특허·노하우 라이선스의 대가를 개발단계에 따라 나누어 추가 지급하는 구조라면 선급금 10억원과 마찬가지로 사용료 성격을 가질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반대로 5억원이 해외 연구기관이 향후 수행해야 하는 별도의 연구용역 성과에 대한 대가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문 표 3
지급항목계약내용 예시세무 검토 방향
선급금 10억원기존 특허·노하우 사용권 부여 대가사용료소득 여부 검토
마일스톤 5억원라이선스 권리 대가의 단계별 추가지급사용료소득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비 2억원향후 실험·분석 등 별도 서비스를 수행사업소득·인적용역 등 별도 검토
매출의 4%특허·노하우 사용에 따른 경상기술료사용료소득 여부 검토

5. 마일스톤 5억원까지 사용료라고 보면 숫자는 어떻게 될까?

선급금 10억원과 임상 마일스톤 5억원, 총 15억원이 라이선스 사용료 성격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본문 표 4
구분국내법 22% 예시조세조약 10% 예시
사용료 총액15억원15억원
원천징수세액3.3억원1.5억원
세액 차이1.8억원

원천징수 검토를 계약 체결 전에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계약서에 “모든 세금은 지급자가 부담한다”는 Gross-up 조항이 있으면 이 1.8억원 차이가 그대로 회사의 추가 비용 차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6. 별도 연구용역비 2억원은 왜 따로 봐야 할까?

해외 연구기관이 기존 기술을 넘겨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향후 1년간 추가 동물시험이나 후보물질 최적화 연구를 수행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2억원은 특허를 사용할 권리의 대가인지, 사람이 실제로 수행하는 서비스의 대가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연구용역 수행장소, 국내사업장 존재 여부, 계약상 산출물과 권리 귀속 등에 따라 국내원천소득 여부와 조세조약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계약서에 있는 돈”이라고 모두 같은 세율을 적용하면 안 됩니다.

계약을 지급항목별로 쪼개고 → 각 지급의 경제적 실질을 판단하고 → 국내세법상 소득구분을 확인한 후 → 해당 국가와의 조세조약을 적용해야 합니다.

7. 제한세율 10%를 적용하려면 서류도 중요합니다

조세조약에 낮은 세율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보통 다음 자료를 챙겨야 합니다.

① 상대방의 거주자증명서
② 제한세율 적용신청서
③ 상대방이 소득의 실질귀속자임을 확인할 자료
④ 라이선스 계약서 및 지급조건
⑤ 특허·노하우 등 권리의 내용
⑥ 지급 시점의 마일스톤 달성 근거

제한세율 적용신청서 등이 제출되지 않거나 실질귀속자를 파악할 수 없다면 조세조약상 제한세율을 적용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송금일 직전에 검토하기보다 계약 단계에서 세무조건을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8. 회계처리와 원천징수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또 하나 자주 생기는 혼동이 있습니다.

“이 5억원은 회계상 무형자산으로 잡았으니 사용료 아닌가요?”
또는
“연구개발비로 비용 처리했으니 사용료는 아니죠?”

그렇지 않습니다. 회계상 자산화 여부는 K-IFRS상 자산 인식기준에 관한 문제이고, 원천징수는 외국법인에게 귀속되는 소득의 세법상 성격에 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같은 지급액을 두고도 회계팀은 무형자산인지 비용인지를 검토하고, 세무팀은 사용료소득인지 사업소득인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핵심은 '마일스톤'이라는 이름이 아닙니다.
5억원을 왜 지급하는지, 그 대가로 어떤 특허·노하우·연구서비스를 받는지를 계약서에서 찾아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참고: 법인세법상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 및 원천징수 규정, 한국공인회계사회 「이달의 세무가이드 - 원천징수 신고실무」. 국내법상 외국법인 사용료소득 원천징수세율은 20%이며, 실제 적용 시 지방소득세 및 해당 국가와의 조세조약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위 제한세율 10%는 계산구조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작성일: 2026.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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