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 20, 한국에서 실제 적용할 회사가 있을까? 관련 업무 상황을 표현한 AI 생성 실사형 이미지
AI 생성 연출 이미지 · 실제 인물·기관·거래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2026년 5월 IASB가 새 기준서 IFRS 20 「규제자산과 규제부채」를 발표했습니다. 전력·가스·수도·열처럼 요금이 규제되는 산업을 다루는 기준서입니다. 그런데 내용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한국에서 이 기준서를 실제로 적용할 회사가 얼마나 있을까?

공공요금을 규제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IFRS 20 적용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미래 요금으로 원가를 회수할 권리가 정말 ‘집행가능한 현재 권리’인가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1. IFRS 20은 왜 만들어졌나

전력·가스 등 공익산업에서는 기업이 가격을 자유롭게 정하기보다 규제기관이 정한 요율에 따라 고객에게 청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특정 기간에 제공한 재화나 용역에 대한 보상이 그 기간의 요금에 전부 반영되지 않고 미래 기간의 요금으로 넘어가는 시차(differences in timing)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원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요금 인상이 늦어져 그 원가를 내년 이후 요금에서 회수하도록 하는 구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존 IFRS, 특히 IFRS 15만으로는 이러한 규제상 시차의 경제적 실질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올해 제공한 재화·용역에 대한 허용보상 ≠ 올해 고객에게 청구하여 인식한 수익

IFRS 20은 이 차이가 미래 요금에 가산되거나 차감될 집행가능한 권리 또는 의무에서 발생한다면 이를 규제자산 또는 규제부채로 보여주는 회계모형입니다.

2. 숫자로 보면 훨씬 쉽다

※ 아래 금액 사례는 기준서의 구조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작성자가 단순화한 예시이며, 저널 원문의 사례가 아닙니다.

어떤 전력회사가 올해 공급한 전력에 대해 규제체계상 받을 수 있는 허용보상총액이 1,000억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올해 요금으로 고객에게 청구되어 IFRS 15 수익에 반영된 금액은 900억원뿐입니다.

1,000억원 = 현재 요금으로 반영된 900억원 + 미래 요금에서 회수할 100억원

나머지 100억원을 향후 요금에 가산하여 회수할 집행가능한 현재 권리가 있고 IFRS 20의 다른 요건도 충족한다면 규제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올해 공급분에 대한 허용보상은 1,000억원인데 이미 요금에 1,100억원이 반영되어 초과한 100억원을 향후 요금에서 차감해야 하는 집행가능한 의무가 있다면 규제부채의 구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3. 정부가 가격을 정한다고 모두 IFRS 20은 아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오해를 피해야 합니다. 가격규제 = IFRS 20 적용은 아닙니다.

IFRS 20에서 말하는 규제협약(regulatory agreement)은 규제기관이 규제요율을 결정하는 방법을 규정하면서 기업에게 집행가능한 권리와 의무를 만들어내는 협약입니다. 반드시 한 장의 계약서 형태일 필요는 없으며 법령 등에 규정된 권리와 의무의 집합도 규제협약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가격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재 기간의 허용보상과 고객에게 청구한 금액 사이에 기간 간 시차가 존재하고, 그 시차를 미래 규제요율에 반영할 권리나 의무가 있어야 합니다.

본문 표 1
검토 단계핵심 질문
규제협약요율 결정 방법을 규정하는 집행가능한 권리·의무가 존재하는가?
허용보상해당 기간에 공급한 재화·용역에 대해 인정되는 보상은 얼마인가?
시차허용보상과 당기 고객 청구·수익 사이에 기간 차이가 발생하는가?
미래 요율그 차이를 미래 요금에 가산하거나 차감할 현재의 권리·의무가 있는가?

4. 한국에서 적용 가능성을 생각하면 의문이 생기는 이유

국내 전기·가스·열 등 공공요금은 총괄원가주의를 기초로 산정되는 영역이 있습니다. 공인회계사 저널의 설명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은 구조입니다.

총괄원가 = 적정원가 + 적정투자보수
적정투자보수 = 요금기저 × 적정투자보수율

요금기저에는 순가동설비자산, 무형자산, 운전자금, 건설중인자산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저널은 이러한 국내 총괄원가주의가 IFRS 20이 상정하는 허용비용에 대한 보상 + 규제자본기반에 대한 규제보상이라는 구조와 개념적으로 유사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전력·가스·열 관련 기업에 바로 규제자산이 생기는 것일까요? 여기에서 한국 특유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5. “언젠가 요금을 올려줄 것”과 “현재 권리가 있다”는 다르다

국내 공공요금은 총괄원가주의를 따르더라도 물가안정 등 정책적 고려 때문에 실제 요금 조정이 유보되거나 지연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올해 원가를 충분히 회수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미래 고객에게 그 미회수 원가를 반드시 청구할 법적·규제적 권리가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향후 요금에서 보전될 가능성이 있다”와 “미래 요금에 반영할 집행가능한 현재 권리가 존재한다”는 회계적으로 다른 문제입니다.

저널도 이 부분을 국내 적용에서 가장 어려운 판단 영역 중 하나로 봅니다. 미회수 원가를 미래 요금으로 회수할 권리가 집행가능한 현재 권리인지, 규제기관의 재량이 어느 정도 개입될 때 그 권리의 존재가 부정되는지, 권리가 인정되더라도 회수 시기와 금액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측정할지가 문제입니다.

따라서 특정 국내 기업을 두고 단순히 “공공요금 규제기업이므로 IFRS 20 적용대상”이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이릅니다. 실제 판단을 위해서는 해당 기업에 적용되는 법률 → 시행령 → 훈령 → 개별 요금산정기준 → 공급약관 → 규제기관의 결정 구조를 따라가며 권리와 의무의 실질을 확인해야 합니다.

6. IFRS 15와 IFRS 20의 관계

IFRS 20은 IFRS 15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먼저 고객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IFRS 15 등 다른 IFRS 기준을 적용하고, 그 후 규제협약 때문에 발생하는 기간 간 보상의 시차를 IFRS 20으로 추가 반영하는 구조입니다.

IFRS 15 → 고객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익

IFRS 20 → 규제협약 때문에 발생하는 기간 간 보상의 시차

규제자산과 규제부채는 원칙적으로 회수 또는 이행에서 발생할 미래현금흐름의 최신 추정치를 규제이자율로 할인하는 현금흐름기준 측정기법으로 측정합니다. 재무상태표에서는 규제자산과 규제부채를 별도 항목으로 표시하고, 손익계산서에서도 규제수익과 규제비용의 순액이 별도 항목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7. 감사인 입장에서는 숫자보다 시스템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국내 적용이 현실화되면 감사인은 규제자산 숫자만 확인해서는 부족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규제상각과 관련된 규제자산·부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요금기저와 관련 유형·무형자산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금액별·기간별로 추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금산정 목적의 자료와 일반목적 K-IFRS 재무제표는 자산 집계 수준이나 상각방법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결국 규제회계 데이터와 일반회계 데이터 사이의 reconciliation, 데이터 추적성, 내부통제 및 문서화가 중요한 회계·감사 영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저널에서 제시한 시스템·문서화 쟁점을 감사 실무 관점에서 확장하여 해석한 것입니다.

8. 2029년 적용이지만 준비는 훨씬 빨라야 한다

저널에 따르면 IFRS 20은 2029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시작되는 연차 보고기간부터 적용되며 조기적용도 허용됩니다.

완전소급법 또는 수정소급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전환 시 규제자산과 규제부채를 인식·측정하고, 최초 적용 직전 연차의 비교정보도 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규제협약 분석, 시차 식별, 현금흐름 추정, 규제이자율 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미리 축적해야 합니다.

또 규제손익이 수익으로 분류되어 별도 표시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주요 재무지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에 연동된 계약조건, 경영평가, 배당 등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9. 그래서 한국에서 실제 적용할 회사가 있을까?

가능성은 있지만, 회사 이름만 보고 적용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전기·가스·열 등 총괄원가주의에 기반한 요율규제 기업들이 우선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널의 시각입니다. 그러나 실제 적용 여부를 가르는 것은 ‘공기업인가’,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는가’가 아니라 규제협약으로부터 미래 요금에 금액을 가산·차감할 집행가능한 현재 권리 또는 의무가 발생하는가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규제기관의 정책적 재량과 요금조정 지연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요건을 입증하는 과정이 IFRS 20 적용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IFRS 20은 단순한 ‘공공요금 규제기업의 회계기준’이 아니라, 현재의 허용보상과 실제 요금 사이의 시차를 미래 요금으로 정산할 집행가능한 권리·의무를 회계처리하는 기준서라고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자료 및 출처

· 안지성 한국회계기준원 책임연구원, 「(IASB 제정기준) IFRS 20 ‘규제자산과 규제부채’ 주요 내용 소개」, 『공인회계사 저널』 2026년 8월호, 한국공인회계사회.

· 본문 중 숫자 예시와 국내 적용 가능성에 관한 일부 설명은 위 원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하거나 작성자가 회계·감사 실무 관점에서 해석한 내용입니다.

· 저널은 게재 당시 한국회계기준원이 K-IFRS 제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원고에서 사용한 국문 용어는 확정 전 잠정 번역으로 향후 변경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IFRS20 #규제자산 #규제부채 #KIFRS #국제회계기준 #공공요금 #요율규제 #규제회계 #회계기준 #공인회계사

2026. 9. 29.
Collabo Finance and Tax Consulting